비즈니스 살생부 (2)
지난주 (1)편에서는 비즈니스를 살리기 위하여 필요한 서류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물론 서류가 제대로 돼 있다고 하여 무조건 비즈니스가 보호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보호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는 것이다. 파산은 새출발의 약속이다. 이제까지의 모든 빚을 면책(탕감)해 주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법이 파산자를 도와주는 것이다. 만약 파산법원이 볼 때 비즈니스를 살려주는 경우 더 높은 생산성과 경제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면 그 비즈니스는 보호되는 것이다. 역으로, 만약 그 비즈니스를 처분하여 채권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이 더욱 생산적이라고 판단된다면 그 비즈니스는 보호될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산법원의 역할이다. 파산법 하에서 법원의 첫째 역할은 분배자로서의 역할이다. 파산자(채무자)의 자산을 분배하여서 채권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하기에 만약 파산자의 비즈니스 또는 그 외의 자산을 처분하여서 채권자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면, 법원은 마땅히 처분-분배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자산을 다 처분-분배하는 것은 아니다. 파산자가 새출발 할 수 있도록 기본 자산은 보호해 주고 그 외 잉여(남는) 자산을 처분-분배 하는 것이다. 과연 보호대상이 되는 기본 자산에 비즈니스가 포함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것이 이러한 일련의 서류들이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서류를 준비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파산변호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회계사와도 논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파산을 고려하는 비즈니스의 경우, 손익계산서는 대체적으로 무리가 없다. 들어오는 돈(수입) 보다 나가는 돈(지출)이 많거나, 수익(수입에서 지출을 뺀 부분)이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익이 크다면 왜 파산을 하겠는가?
대부분 한인 비즈니스의 문제는 대차대조표에 있다. 대차대조표는 비즈니스의 자산과 채무를 보여주는 서류이다. 자산에는 장비, 인벤토리, 리즈, 권리금, 내부 개선(레노베이션) 등의 내용이 잡히는데, 대부분의 한인 비즈니스의 대차대조표는 자산을 너무 높이 잡아주는 경향이 있다. 회계관리가 약해서 그렇다. 아울러 채무 부분에 있어서도 채무 성격을 제대로 설정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한인의 대차대조표는 비즈니스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파산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보호하려면 채무가 자산보다 많거나, 비즈니스의 에퀴티가 적다(자산 대비 채무)고 하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에퀴티가 너무 높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왜곡된 그림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차대조표는 비즈니스 융자를 얻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파산 시에는 파산자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을 하는 것이다. 파산보호를 신청할 때는 비즈니스의 가치를 정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파산은 채무자에게 있어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선택이다. 때로는 선택 아닌 선택이 될 수 있는 파산, 하지만 파산법을 잘 활용한다면 재기를 위한 새출발이 가능하다. 비즈니스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세심하고 신중하게 파산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문의: 703-333-2005
임종범 변호사 한미법률사무소
출처: 워싱톤 중앙일보 2010년1월4일 전문가 코너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