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바뀌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특히 기득권층에 의해 소외된 세력들의 불만은 고조될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불만은 어떤 형태로든 표출되는 게 세상의 이치다. 조직적인 불만은 쿠데타로 발전되고 개인적인 불만은 종종 망명으로 이어진다.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된 한미외교비문에 따르면 1990년대 북한에서는 3차례의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이와 함께 올 초에 '해외에서 근무하는 복수의 북한 관리가 한국에 망명했다'는 비밀 문건도 공개됐다.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행위를 우리는 북한의 관점에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한국으로부터의 식량 및 현금원조가 대폭 줄었고 새롭게 강화된 한미군사공조는 전방위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돼 서둘러 후계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강력한 대북 금융제제와 무기수출 차단으로 김정일은 통치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믿었던 동맹국 중국마저 경제원조 및 정치협력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가장 적합한 해결책은 도발이다. 도발을 통해 북한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추가도발을 중지하는 대가로 외부 수혈을 받자는 게 북한의 의도라고 판단된다.

결국 북한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도발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도발의 형태와 수위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 해법의 첫 단추는 북한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는 '사상전'이어야 한다. 북한정권에 대한 압박과 함께 북한 주민들을 포용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방송 인터넷 전단지 보내기 등을 통해 북한 동포들의 눈과 귀가 열리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주민들이 자신들의 주적은 한국과 미국이 아닌 김정일 정권이라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임종범 변호사, 한미 법률사무소

출처: LA 중앙일보, 발언대, 2010년12월3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24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