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핵심국익’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핵심국익이란 중국이 전쟁도 불사해가면서 반드시 수호할 정도로 중요한 국익을 뜻한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대만이 독립을 시도하는 경우 중국은 침공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바 있다.  중국에게 있어 대만은  핵심국익에 해당된다.  티베트 역시 중국의 핵심국익에 속한다.  티베트의 독립은 중국 입장에서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든 막아야 하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래서 중국은 외국 지도자들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사실만을 놓고도 알레르기적인 거부반응을 보인다.  그만큼 티베트는 중국에 있어 중요한 국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댜오위다오는 어떨까? 중국에 있어 대만문제처럼 핵심국익으로 간주되는가?  일본과 일전을 불사할 만큼 중요한 사안인가? 민진위 사건이 불거지면서 중국은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해 일본을 압박했다.  일본대사 호출 다섯번, 희토류 수출금지 움직임, 중국인의 일본관광 제한, 반일시위 방조, 일본인 관광객 구속, 그리고 뉴욕에서의 중일 정상회담 거부 등 잇달아 초강수를 뒀다. 중국이 이렇게 나올 정도로  댜오위다오는 중국에 있어 양보할 수 없는 핵심국익에 속한다는 말인가?

댜오위다오는 예전에는 중국의 핵심국익은 분명히 아니었다.  등소평  집권 당시인 1978년 체결된 중일평화우호조약에는 “댜오위다오의 소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기 보다는 공동으로 댜오위다오 주변 영해를 개발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때만 해도 중국에 있어 댜오위다오는 일본과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국익은 아니었다.

3년동안 울지 않고 3년동안 날지 않던 새가 이제 높은 창공으로 솟아오를 때가 도래한 것일까?  잠자던 용의 용트림이란 말인가?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커다란 정책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북한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급변 사태로 인해 중국 동북 3성에 불안정 사태가 일어난다면, 또는 북한의 핵무기가 제3자 또는 제3국에 넘어가는 경우, 그것은 중국의 핵심국익에 위배되는게 아닐까?

최근 들어 조금은 더 명료해졌으나, 근본적으로 중국의 핵심국익에 대한 예시적인 정의는 전략적 모호성을 띈다.  과연 북한의 급변 사태와 관련해 중국이 전쟁도 불사할 만큼 중요히 여기는 국익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동북 3성의 안정을 위해 중국이 북한을 점령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이 핵무기 안전을 내세워 북한의 군사 시설과 요충지를  점령한다면 한국은 중국을 저지할 명분이 있는가? 아니 우리에게 그럴만한 역량은 있을까?

북한발 위기와 힘의 외교를 펼치기 시작한 중국 앞에서 우리 민족의 앞날은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다. 100여년 전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던 한반도가 북한의 급변사태로  인해 또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는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한미 법률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출처: 워싱톤 중앙일보 2010년10월7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096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