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녕하세요. 전 스물 한 살 학생입니다. 제게 이모부 한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이 저희 엄마 신분을 가지고 협박을 합니다. 엄마는 불체자 신분으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정말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요. 어떻게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 솔직히 신분 없는것 외엔 미국에 죄진 것이 없어요.



▷답=어려운 상황입니다. ‘인간은 모두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되고 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잊고 지내는 것 중의 하나가 불체는 불법이라는 사실입니다.  ‘불체’라는 말 자체는 물론 ‘불법 체류’라는 말의 약칭입니다. 신분없이 미국에 체류하는 경우 그것은 불법적인 행위입니다. 한인들 중에는 불체 신분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또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미국에 불법으로 정착하신 선배들이 많았고, 최근 들어서는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에 불법으로 정착하신 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불체는 미국 사회에서 불법이라는 점입니다.

불법을 행한 사람에게 그 불법행위를 신고한다고 말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질문하신 분의 이모부되시는 분은 도가 지나치신 듯 하군요. 남도 아니고, 친척인 사람이 그런 말을 한다고 하는 것은 도덕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말을 협박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것 역시 법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신고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협박을 통해 다른 것을 얻으려 하는 경우는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분없는 것 빼고는 미국에 죄진 것이 없다고 하셨는데, 신분없이 미국에서 산다는 사실 자체가 불법인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부단히 공부해서 실력을 쌓고, 정부의 이민법이 바뀌어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릴 뿐입니다.

솔직히 미국에서 불체자가 설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불체자에 대한 단속은 날로 심해져 가고, 신분 변경의 길은 좁기만 합니다. 이모부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요구할 수는 있겠으나, 아마 득보다는 실이 많을 듯 합니다.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고 했습니다. 이모부의 부당한 행위를 견디기 힘드시겠으나, 때로는 참아내는 것도 삶의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부당함을 참는 이유는 미래에 더 큰 것을 얻기위함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한미법률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워싱톤중앙일보 2012년9월14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483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