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재혼한 지 4년째 되는 50세 후반입니다. 8년 동거하다 결혼한 지 4년 됐어요. 동거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부동산은 똑같이 반반 투자했습니다. 각자 서로에게 자녀가 둘씩 있는데 제가 사망 시 제 몫은 나의 자녀들한테 돌아갔으면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저의 남편은 자꾸 미루고 있습니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답: 동거 기간이 길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재혼이 상당히 망설여졌나 보네요. 남자 쪽이든 여자 쪽이든 서로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겠지요. 재혼할 때는 다들 다짐을 하고 재혼을 하지요, 이번엔 정말 잘해보자고.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심정으로 조심, 조심 그렇게 신중하게 고려하고 또 고려해서 재혼하지요. 하지만, 재혼도 초혼만큼이나 만만하지 않다는 걸 곳 알게 되지요. 통계적으로 볼 때, 그렇게 조심했건만, 재혼이 깨질 확률이 초혼보다 높다고 하네요. 

혼인하고 동거는 또 다른 현실이지요. 동거할 때는 언제라도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압력이 그다지 높지 않지요. 압력은 밥할 때는 도움이 돼도, 인간관계에선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혼인을 하고 나면 도로 무르기가 힘들죠. 그냥 단순히 짐 싸서 나가는 것으론 관계가 정리되진 않으니까요. 

재혼에서 또 어려운 점은 자식 문제입니다. 전남편 또는 전처와의 자식은 재혼 시에 또 다른 압력 포인트가 됩니다. 특히 질문하신 분처럼, 유산 상속과 관련해 대단히 곤혹스러운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질문하신 분이 내일 아침에 유명을 달리하신다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자식들에겐 그 어떠한 재산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결혼한 부부 중의 한 사람이 죽는 경우, 다른 사람이 모든 재산을 가지니까요. 부부는 한 몸이라지 않습니까. 한 사람이 죽는 경우, 다른 사람이 재산을 모두 갖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다만, 질문하신 분은 재혼이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질문하신 분은 유언서를 작성하십시오. 유언서는 남편의 동의가 필요 없습니다. ‘공동 유언서’라는 서류는 없습니다. ‘아무개의 유언서’ 식으로, 한 사람당 한 장씩만 필요합니다. 물려주고 싶은 재산을 자식 앞으로 남겨주면 됩니다. 나누기 힘든 재산이라면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사업체) 생명보험을 드십시오. 자식 분 앞으로 넉넉히 드시면 마음이 편하시겠지요.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은 오래 사시는 겁니다. 남편보다 오래 살면 유산상속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요. 넉넉한 마음이 장수에 도움 된다는 것은 잘 아시겠지요.

▷문의: 703-333-2005

한미법률사무소 임종범변호사

워싱톤 중앙일보 전문가칼럼 2017년 6월 12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5337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