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너무 힘들어 파산을 고려중입니다. 집이 있는데, 에퀴티는 없습니다. 하지만 집은 보호하고 싶습니다. 크레딧 카드 빚 때문에 저지멘트 받은것이 있는데, 파산을 하면 빚은 없어지지만, 저지멘트는 남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집을 팔때, 저지멘트 금액은 갚아야 하는건가요?

▷답= 한인들이 파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집 때문입니다. 한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상당합니다. 집착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집 소유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중국인은 돈을 벌면 상업용 빌딩을 사고, 한국인은 집을 산다고 하지요. 농경사회를 이루고 살아온 역사가 길어서인지, 한인들에게 있어 집이란 재산과 똑같은 개념이지요. 단순히 주거공간, 사는 곳으로서의 개념이 아니라 절대로 분리될 수 없는 자기만의 재산 그것이 바로 집입니다. 그래서 집이 크면 재산도 많다고 생각을 하고, 집이 없으면 재산이 없다고 간주하는 것이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인들은 너도 나도 무리해서 집을 장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모기지 페이멘트로 나가는 돈이 순수입의 3분의 1이 적정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한인의 경우 페이멘트가 순수입의 50%를 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집만 먼저 장만해 놓으면 페이멘트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넓은 뜰에 큰 집을 가지고 있지만,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고, 가족 여행은 떠날 생각조차 못하는 외화내빈의 삶을 사시는 분들이 많지요. 벌어들이는 모든 수입은 모기지로 나가니 겉보기는 어떨지 모르지만, 삶의 질은 곤궁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다 수입이 조금만 줄어도 모기지를 갚아나가는 데는 바로 붉은 등이 켜지는 것이지요.

각설하고, 파산 후에도 집을 계속 소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 열쇠는 은행이 가지고 있습니다. 모기지 은행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한해서 파산자가 집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1)페이멘트가 밀리지 않았고 (2)집에 에퀴티가 없으며 (3)파산자에게는 고정 수입이 있다. 위 세가지 조건 중에 하나라도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면, 은행은 포클로즈를 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산을 허용할 것인지에 관한 판결은 물론 판사가 내립니다, 하지만, 집에 관한 결정은 우선적으로 은행이 결정합니다. 참고로, 크레딧 카드 빚의 경우, 저지멘트가 있다고 하여도 그 빚은 정리가 됩니다.


한미 법률 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중앙일보 전문가 컬럼 2012년3월29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384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