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가게 계약 기간이 4년 남았습니다. 하지만 장사가 안되어 파산을 생각 중이지만, 그것도 고민입니다. 카드빚을 져서라도 다른 곳에 다른 업종의 가게를 오픈할까 생각 중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게는 몰 안에 있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업종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만약 다른 지역에 가게를 오픈하고 현재 몰 안에 있는 가게를 일방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랜로드에게 통보하면 이후 어떻게 일이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지 못해 이렇게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자 글을 올립니다. 

답: 삶이란 선택의 연속입니다. 여러 선물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든가, 뷔페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선택한다든가, 휴가를 어디로 떠나야 하는가 등은 즐거운 선택에 속하지요.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 일변도로 대응해야 하나, 아니면 유화책을 써야 하나 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선택엔 결과가 따릅니다. 운전하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면 돌아나가면 됩니다. 물건을 잘못 샀다면 환불을 요구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학업의 진로를 잘 못 택했거나, 집을 잘 못 샀거나 하는 경우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지요. 어떤 선택을 할 때, 사고의 틀은 과연 선택을 되돌릴 수 있는지, 잘못된 선택이라면 어떤 나쁜 결과가 따를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 운영하고 계시는 가게를 일방적으로 폐쇄한다면, 그 나쁜 결과를 진지하게 고려해야겠지요. 우선은 누가 피해를 볼 것인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일차적으로 랜로드가 손해를 보겠지요. 랜로드는 내가 아니므로 걱정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돌고 도는 게 세상일인데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이차적으론 보증인입니다. 누가 되었든 보증을 선 사람이 손해를 보는데, 질문하신 분이 보증인일 수도 있고, 그 외의 전 주인 또는 질문하신 분의 배우자 등이 보증인일 수도 있겠지요. 여하튼 비즈니스가 문을 닫는다고 해도 보증인은 나머지 계약 기간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개인 파산을 한다면, 질문하신 분은 그 책임을 일단 면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를 본인 이름으로 하기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릅니다. 파산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책임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해 줄 수 없으니까요. 질문하신 분은 안 좋은 여러 선택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닥쳐 있습니다. 상책은 랜로드와의 진솔한 대화입니다.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잘 설명하시고, 그래도 답이 안 나온다면 차선책을 택해야겠지요. 건투를 빕니다. 
▷문의: 703-333-2005

한미법률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워싱톤 중앙일보 2016년 10월 17일 전문가칼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4686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