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크레딧 카드 빚이 십만불 정도 있습니다. 작년에 크레딧 카드로 융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는데 잘 안 되어 문을 닫았습니다. 한 동안 빚을 갚고 있다가 6개월 전부터는 빚을 못 갚고 있습니다. 도저히 갚을 능력이 안돼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파산 신청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지내야 할지. 크레딧 카드 회사에서 매일 전화가 옵니다.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그냥 몇 년 기다려야 하는 지를 알고 싶습니다.

▷답=사람이 살아 가며 겪게 되는 문제는 가지가지로 이루 다 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근본적으로 두 무리로 귀결됩니다. 한 무리의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들. 또 다른 무리의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추운 겨울은 시간이 흐르면 따스한 봄이 됩니다. 나에게 상처를 입힌 타인의 말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며 잊혀집니다. 철부지 어린아이도 시간이 흐르면 성숙한 어른이 됩니다. 감기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고, 사랑의 열병조차 시간이 지나면 아련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이토록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들이 우리 인생에는 있습니다. 다만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더디게만 느껴지고, 때때로 현재가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몸의 지병이라든가 인간관계라든가 하는 문제들. 적시에 해결하지 않으면 더욱 큰 문제로 변하는그런 문제들. 빚 역시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속합니다. 빚은 늘 이자라는 불가사리가 따라 다닙니다. 이자라는 불가사리는 불어나기만 할 뿐 전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종국에는 원금보다 커져 채무자를 억압하죠. 밥알처럼 자그만하던 불가사리가 집채만큼 커지듯이, 빚은 점점 늘어날 뿐 저절로 줄어드는 법은 절대 없습니다.

빚을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오로지 두가지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빚을 갚거나, 면책을 받거나. 빚을 얻었으면 갚아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빚을 갚는 것이 불가항력인 경우가 있습니다. 질문하신 분처럼 사업이 망했다거나, 혹은 병이 걸렸거나 실직을 했다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파산법이 제정되었습니다. 빚의 무게에 눌리어 인생을 포기하거나 음성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파산법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까지의 빚을 면책이라는 방법으로 탕감해 주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제2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파산법입니다. 질문하신 분은 조속히 파산으로 빚을 정리하시고 새 출발을 하도록 하십시요. 몇 년 더 기다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문의 703-33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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