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타운하우스를 한 채 가지고 있습니다. 렌트를 놓으려면 페인트를 해야 한다고 하기에 페인터를 채용했습니다. 여러 군데 알아보고 가장 낮은 가격으로 할 수 있다는 분과 계약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페인터는 5000달러에서 7000달러를 불렀는데 이 분은 3000달러에 다 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금은 선불이라고 하셔서 3000달러를 미리 드렸습니다. 다른 분들은 페인트를 하려면 최소 3일은 걸린다고 했는데 이 분은 하루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작업하는 날엔 이 분이 스패니시 두 사람과 함께 와서 스프레이로 페인트를 하고 가셨습니다. 다음날 가보니 여기저기 제대로 칠이 안된 곳도 있었고, 전기 스위치나 문고리 주위는 페인트가 떡이 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칠을 다시 해달라고 하니 그럴 리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한 젊은 사람이 왜 그러냐며 오히려 제게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 분 왈 “이래서 나는 한국 사람 일은 안 한다고.” 정말 이래도 되는겁니까? 아는 분 소개라서 계약서도 안썼는데 어떻게 하면 좋죠? 

▷문=살다보면 정말 억울하고 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속담 중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뺨을 때리는 것은 인격에 대한 모독입니다. 뺨을 맞는다고 해서 신체적으로 큰 해를 입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은 상당하지요. 인격 모독은 그 스트레스가 상당히 오래갑니다. 질문하신 분도 아마 뺨을 맞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군요. 아울러서 “이래서 한국 사람하고 일 안 한다”는 식의 발언은 뺨 때리고 침까지 뱉는 행위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 질문하신 분의 나이를 문제삼은 것은 그 페인터의 정신세계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냅니다. 일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 어디 사람인지, 나이가 얼마인지 등을 논하는 것은 ‘그 분’이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고약한 분이죠.

자 이제 뺨은 이미 맞았으니 해결책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강에서 눈흘기듯이 그렇게 길거리에 있는 깡통이나 한 번 차고 잊어볼 수도 있겠고. 이른바‘뭐 밟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죠. “당신은 평생 그 짓이나 하고 살아라” 하며 상대방 인격 모독을 해 볼 수도 있겠고, 아니면 더 심한 욕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역시 변호사다운 답변은 못되겠죠.

다른 페인터를 고용해 페인트 마무리를 하시고, 소액재판에서 추가 비용을 보상받는 방법이 있으나, 계약서도 없는 상황에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선불로 3000달러를 전액 지불하지 않고 두 번 또는 세 번에 나누어 대금을 지불했다면 문제 해결은 무척 쉬웠을텐데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안됩니다. 홈디포에 가셔서 롤러와 페인트, 사다리, 테이프 등을 구하시고 친구 몇 명 불러다 함께 칠하는 건 어떨가요? 스프레이 말고 꼭 롤러로 칠하세요.


▷문의: 703-333-2005

한미 법률 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워싱톤 중앙일보 전문가 칼럼 2015년 5월 4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3356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