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사랑해서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영주권을 받기 위해 서둘러 결혼을 하였고 그 사실은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엔 여자친구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와 남자는 자주 싸우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남자에게 화가 나 저는 이혼을 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무책임하게 이 남자는 자기는 아직 불체자가 아니라며 미국을 떠나 버리더군요. 알아서 이혼을 하든 그대로 살든 맘대로 하라면서 말입니다. 그 남자가 떠나고 며칠 뒤 컴퓨터에서 그 남자가 다른 사람들과 한 채팅 내용들을 읽게 되었고 저는 화가나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나이도 어릴뿐더러 제가 혼자 어떻게 해결해야 될 지 모르고 우울증에 걸려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혼자 이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합의이혼은 어떻게 하는거며 혼자 이혼을 할 경우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결혼은 조지아에서 했는데, 무조건 그 곳에서 이혼을 해야 하나요? 

▷답=우리말 중에 가장 무책임한 말이 “맘대로 해”라는 말입니다. 두 사람의 문제인데, 정작 당사자 중의 한 사람은 “맘대로 해”라는 말만 남겨 놓고 떠나는 경우 상당한 허무와 황당함을 느끼게 되지요. 한자로 망연자실(茫然自失)이라는 말이 있는데, 질문하신 분의 마음 상태를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 생각이 드는군요. 

질문하신 내용을 보면 아마 남편분은 학생 신분이었고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 집을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신분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결혼을 했다면 오로지 영주권을 목적으로 했다곤 보이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다급한 상황은 아니었으니까요. 아울러, 한국으로 귀국을 했다면 더더욱이 영주권이 결혼의 주 목적이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선 신분 변경이 될 때까지 기다렸을 테니까요. 

남편분께서도 아마 결혼을 할 땐 함께 사랑하며 해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으리라 추측이 됩니다. 함께 살다 보니 이런저런 일에 실망도 하고, 서로 맞지 않아 부딪히기도 하고 그래서 떠나게 됐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이혼 변호사로서 상당히 많은 상담을 하는데, 결론적으로 부부가 성격 문제로 갈라설 때는 서로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한 사람만 모두 잘못되었고, 다른 사람은 순수한 피해자인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폭력이나 마약 사용 등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만). 

마음을 잘 추스리시기 바라고, 이혼은 현재 살고 계시는 곳에서 하시면 됩니다. 혼자 하는 이혼은 일방 이혼 또는 분쟁 이혼이라 하는데,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문의:703-333-2005

한미 법률 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워싱톤 중앙일보 전문가 칼럼 2015년 1월 23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3126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