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이발소를 하나 동업으로 할까 합니다. 저는 이발사로서 12년 경력이 있습니다. 마침 좋은 자리가 나와 이발소를 열었으면 하는데, 자금이 없네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도 마침 사업 기회를 보던 중이라서, 함께 동업을 하면 좋을 듯하네요. 지인은 재산은 있는데, 이발 업은 전혀 모르는 상태고요. 지인은 자금을 대고, 저는 경력을 보태는 형태로 동업을 할까 하는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요? 동업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나요? 

답: 동업은 결혼과 비슷합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마음이 맞아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모든 것이 잘 풀려 사업도 번창하고, 수익금도 많다면 무척 행복한 동업이 될 수 있겠지요. 건강한 자식을 낳고 부부 사이의 금슬도 좋다면 낙원에서 사는 듯 하루하루가 행복한 결혼이듯 말이죠. 하지만 통계를 통해 보았을 때, 결혼한 부부 두 쌍 중 한 쌍은 이혼을 합니다. 이혼을 하진 않았지만, 만족 없이 사는 부부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동업도 통계로 보았을 때 상당히 비관적입니다. 대략 80%에 해당하는 모든 동업이 동업 시작 3년 이내에 실패로 끝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사실 결혼보다 어려운 것이 동업입니다. 결혼보다 시작하기도, 끝내기도 쉬운 것이 동업입니다. 많은 돈, 시간, 열정을 투자하지만 뜻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 동업입니다. 동업을 시작하기 전엔 서로의 장점만 보입니다만 동업을 시작하고 나선 서로의 단점이 더욱 잘 보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한다면, 동업은 무척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도 꼭 동업을 해야 한다면, 몇 가지는 꼭 명확히 하고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1) 서로 무엇을 투자하는지, 예를 들어 돈이라면 얼마를 언제까지 투자하는지, 시간이라면 일주일에 몇 시간을 투자하는지 등. (2) 서로가 가지는 지분은 얼마인지? 가능하면 반반이 되기 보다는 51대 49 정도로 해서 한 사람이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수익금은 얼마나 자주, 어떻게 분배하는지. (4) 손해는 얼마나 자주, 누가 충당하는지. (5) 각각의 역할과 책임은 어떻게 되는지. (6) 새로운 동업자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7) 동업자가 떠날 때는 지분을 어떤 식으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인지. (8) 동업자 간의 이견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동업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동업은 지분으로 결정합니다. 동업을 하기 전에 많이 많이 싸우도록 하십시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동업을 하면 분명히 싸움이 일어나고, 의가 상합니다. 얼굴 붉힐 일 있으면, 동업하기 전에 미리 그러도록 하십시요.  그리고 서로 합의하신 모든 내용은 문서로 기록을 꼭 남기도록 하십시오.


▷문의 703-333-2005 

한미 법률 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워싱톤 중앙일보 전문가 칼럼 2015년 7월 20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35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