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지는 않으셨죠. 하지만, 저는 엄마가 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거나, 잊은 적은 없습니다. 엄마의 사랑은 절대적이며, 흔들림이 없었지요. 중환자실에서 튜브로 호흡하시던 엄마는 제게 “사랑한다”라고 말씀해 주셨죠. 숨이 가빠 힘드셨을 텐데, 또박또박 사랑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옥은 희망이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엄마, 가실 때 꼭 희망을 가지고 가세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 그런 희망이 없다면 남겨진 제게 이곳이 지옥이 될 테니까요. 천사보다 더 우아하며, 고결하며, 아름다운 나의 엄마. 저도 사랑해요.  


희망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 함께 별세기 해요. 약속.


임종범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