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으로 가셨으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었다. 슬픔의 바다에 잠긴 나에겐 큰 위로가 된다. 사랑하는 우리 예쁜 엄마, 좋은 곳으로 가셨으니 참으로 슬퍼하지 않아도 되겠다. 하지만, 좋은 곳에 가셔서도 엄마는 이 아들을 걱정하시겠지? 


이 아들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위해주던 엄마. 하늘나라에서도 이 아들 걱정하시면 어쩌나. 아무래도 걱정 안 하시게 바르게 살아야겠지. 좋은 생각을 하고, 선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절하게 말을 하며, 정직하게 살아야겠다. 엄마가 좋은 곳에서도 늘 걱정만 하시면 안 되니까. 


물론 그래도 엄마는 이 아들을 위해 여전히 기도하시겠지. 하나님이랑 같은 동네에 사시니, 기도의 효력은 확실할 테고. 


이 땅에서 세파에 든든한 방패가 되셨던 엄마, 이제 하늘나라에서 이 아들의 확실한 대변인이 되셨을테지. 부모의 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늘 말씀하신 엄마, 엄마의 기도는 이제 직통으로 전달되겠지.


엄마는 좋은 곳으로, 나는 든든한 대변인이 생겼으니 정말 좋은 일인데도 문제가 있다. 엄마가 보고프면 어쩌지? 엄마의 목소리가 듣고 싶으면 어쩌지? 정말 따스한 엄마의 손을 잡고 싶은데. 좋은 곳으로 엄마가 가셨으니 기뻐야 하는데, 난 왜 이리 눈물이 나오지? 


사랑하는 엄마, 오늘 아침에도 뵀는데, 또 이렇게 보고 싶네요. 나 이제 눈을 감을 테니, 꿈에서 만나요.


임종범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