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엄마를 만났다. 관에 누워 계시던 엄마가 팔을 들고 몸을 뒤척이시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달려갔고, 엄마는 그런 나를 보셨다. 엄마의 눈은 하얀색이 전혀 없는, 검은 눈동자만 있는 그런 눈이었다. 그림에서 본 외계인처럼.

나는 엄마를 두 팔로 껴안았다. 엄마도 나를 안고 싶어 하신 것 같은데, 팔이 잘 안 굽혀지시는 듯. 엄마의 눈에선 까만 눈물이 흘러내렸다.

올해 엄마 꿈을 두 번 꾼다. 한 번은 어떤 큰 집에 계시는 엄마. 이번엔 관에 누워 계신 엄마. 지난 번 꿈은 어떤 계시가 있는 듯 현묘했는데, 이 번엔 황당하다. 엄마는 정말 외계인이었을까? 하늘나라엔 우주선을 타고 돌아가셨나? 크크. 장난꾸러기 우리 엄마.

엄마를 만난 이 밤, 한마디 말도 못 나누었지만, 엄마의 사랑을 또 한 번 느낀다. 행복한 밤이다. 사랑해요 엄마.

임종범 2017년12월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