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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외계인
Hanmi
905
Nov 20, 2023
Nov 20, 2023 09:23
꿈에 엄마를 만났다. 관에 누워 계시던 엄마가 팔을 들고 몸을 뒤척이시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달려갔고, 엄마는 그런 나를 보셨다. 엄마의 눈은 하얀색이 전혀 없는, 검은 눈동자만 있는 그런 눈이었다. 그림에서 본 외계...
6
샌프란시스코의 잠 못 드는 밤
Hanmi
886
Nov 20, 2023
Nov 20, 2023 08:11
Villa Florence,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이다. 회사 일로 어쩔 수 없이 시내 한복판에 숙소를 잡았다. 파웰과 기어리가 만나는 이곳은 늦은 밤까지 케이블카가 지나는 소리가 난다. 따그르륵 따그르륵 쉬지않고 케이블이 움직인다...
5
반백의 고민
Hanmi
853
Nov 20, 2023
Nov 20, 2023 09:17
이제 나이가 꺾어진 백이다. 고민이 하나 있다. 예전엔 신조가 "짧고 굵게"였는데, 이젠 "가늘고 길게"로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나이가 들며 원수는 늘어만 간다. 나의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
4
반짝이는 희망사항
Hanmi
812
Nov 20, 2023
Nov 20, 2023 09:22
가르마가 점점 내려온다. 정수리를 기준으로 왼편으로 내려온다. 속알머리가 비면서 생긴 습관이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속알머리가 휑해진다. 그래서 가르마가 내려온다. 옆에 난 머리를 길게 키워 중앙으로 넘긴다. 모양새는 올백...
3
장기 기증
Hanmi
795
Nov 20, 2023
Nov 20, 2023 08:10
운전면허증에 나도 이제 장기 기증자로 표기된다.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몸, 이 한 몸 죽을 때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뜻 없는 죽음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 Coma 라는 책을 읽었다. 30년도 더 된 일이다. 그 책에 장...
2
쉰 살 즈음에
Hanmi
735
Nov 20, 2023
Nov 20, 2023 08:49
언제부턴가 "왜 사는가?" 하는 질문은 안 한다. 답을 찾은 것 같진 않은데, 꼭 답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냥 산다. 어렸을 때는 정말 궁금했는데, 나이가 들며 어느덧 왜 사는가 하는 질문은 안한다. 어른이 되면 그런 건가? ...
1
황홀한 미소
Hanmi
582
Nov 20, 2023
Nov 20, 2023 08:47
기적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신앙인이라면 하나님의 선물이라 할 수도 있겠다. 엄마가 살아나셨다. 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를 쓰고, 의식불명으로 계실 땐 아무도 엄마의 소생에 대한 말을 못했다. 오히려 의사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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