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보고 참지 않는 것을 용기라고 한다. 하지만, 참건 참지 않건 같은 결과라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런 경우 참는 것을 과연 지혜라 부를 수 있을까? 힘이 없으면 무조건 참는 것이 미덕인가? 이 대목에서 술 한잔한다.

힘이 있으면 참을 필요가 없겠지. 불의라고 느껴지면 떨치고 일어나 변화를 요구하면 되니까. 또 한잔.

힘이 있어 변화를 끌어내는 것인가? 변화를 끌어낼 수 있으니 힘이 있다고 하는 것인가? 또 한잔.

이란격석, 당비당차. 그런 무모함을 가지고 살아야 한세상 살았다 할 수 있으려나? 무조건 오래 살아야 잘 살았다 하는 건가? 또 한잔.

이런 고민하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들었나? 여기서부턴 쉬지 않고, 부지런히 마신다.

임종범 2017년5월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