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 Florence,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이다. 회사 일로 어쩔 수 없이 시내 한복판에 숙소를 잡았다. 파웰과 기어리가 만나는 이곳은 늦은 밤까지 케이블카가 지나는 소리가 난다. 따그르륵 따그르륵 쉬지않고 케이블이 움직인다. 트럭이며 버스가 지나가며 내는 굉음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골목 어귀 어디선가 떠돌이 악사가 전자 바이올린을 켠다. 생축, 요단강 건너 등 몇 개 곡을 계속 연주한다. 솜씨는 별로지만 끈기는 대단하다. 몇 시간째 같은 곡을 키는데, 이불을 뒤집어써도 소용이 없다. 곡조가 심금을 울리는게 아니라, 소리 차단이 안 돼 눈물이 난다.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도심의 밤은 나를 재워주지 않는다. 시차도 소용이 없다.

2018년4월25일

한미법률사무소 임종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