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함께 산 지 칠 년입니다. 둘 사이에 아이도 안 생기고, 서로 얼굴을 보면 짜증만 납니다. 특별히 큰 싸움을 하거나 다툼은 없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자고 나면 하루만큼 더 멀어진 그 사람, 무척 낯설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듭니다. 이젠 서로 정리할 때가 된듯하네요. 모르죠, 무지개 너머 저곳에 또 어떤 인연이 나를 기다릴지. 여하튼 지금의 그 사람은 아니네요.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 이제, 이혼해야 하는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 사람도 나름대로 이혼 생각을 하는 듯하고요. 무엇을 먼저 해야지요? 별거 기간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짐을 싸서 집을 나와야 하나요? 

답: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야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다고 하네요. 웃는 모습이 예뻐서, 상냥한 한마디 말에 감동해서, 웃을 때 목젖이 보여서 등등. 이혼해야 하는 이유도 또 상당히 많다고 하네요. 크게는 불륜, 폭행, 다툼 등이 있으나, 뜻밖에 이유 없는 이유로 이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너무 낯설게만 느껴지는 배우자, 그래서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 

요즘은 사람을 만나는 일도, 또 헤어지는 일도 매우 쉬워졌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혼도 많아졌고요. 하지만 결혼은 여전히 인륜지대사 중의 하나입니다. 한 사람의 운명과 관련된 중차대한 사건이지요. 그래서 이혼도 신중히 다뤄야만 합니다. 부부 사이 불화의 모든 답이 이혼에 있진 않습니다. 

이혼은 돌이킬 수 없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입니다. 먼저 배우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세요. 이혼에 관한 이야기 말고, 두 분 사이에 관해 이야기를 하세요. 서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간과한 상처는 없는지. 허심탄회한 대화의 결론이 역시 이혼이라면, 그때 우리 다시 이야기해요. 

▷문의: 703-333-2005

한미법률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워싱톤 중앙일보 전문가 칼럼 2017년 2월 13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5004801